그렇게 다들 좋다 좋다 말이 많았던 제주도를 드디어 나도 다녀왔다. 겨우 2박 3일 일정이었을 뿐이었지만 렌터카로 자유여행을 다니니 엄청 효율적인 여행이었다. 원래 이런 성수기에는 한국 사람들과 중국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이 바글바글해야 정상이라는데, 메르스 여파로 관광객이 굉장히 없었던 것이 (관광객들로 먹고사는 제주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타이밍상 퍼펙트했던 것 같다. 딱 태풍이 시작될 즈음해서 돌아왔고.
암튼 제주도에서 가장 좋았던 것을 꼽자면 1.음식 2.섭지코지 3.식생(?)
뜬금없이 섭지코지부터네. 다른 게 아니라 거기에 안도 타다오가 건축한 미술관이 있는데 들어가 보면 어 젠장 이건 뭔 새로운 세계지? 깜짝 놀라게 된다. 위 사진은 물이 흐르는 입구를 통과해 들어가면 액자처럼 바깥을 내다볼 수 있게 틈이 있는데 그 틈으로 내다본 성산일출봉이다. 와 역시 이름 알려진 건축가는 다르구나 싶었던 미술관이었다. 차갑기만 할 것 같았던 콘크리트 벽이 제주의 풍경들과 어우러져서 따뜻하고 건강한 건물을 만들어냈다.
이것이 그 양쪽으로 물이 흐르는 입구. 그래그래. 제주도 하면 돌과 물과 바람이지! 청각과 시각이 콜라보레이션된 무시무시한 공감각적 체험. 저 틈으로 보는 성산일출봉이 가장 아름답고 신령스럽다.
미술관 내부 벽의 모습. 지하로 쭉 내려가는 미술관인데 최대한 자연 조명을 이용해 지었다.

미술관의 외관. 되게 소박하다. 아무 장식도 안 한 콘크리트 벽도 그렇고 지하로 내려가게 만들어서 납작 엎드려 있는 모양새. 일부러 성산일출봉을 가리지 않으려는 건축가의 배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좋았던 건 음식! 어쩜 제주는 이렇게 다 싱싱하고 맛있니! 가장 맛있었던 보말해장국이랑 보말성게국은 못 찍었다. ㅠㅠ 이외에도 갈치조림과 갈치국, 물회, 심지어는 컵라면에 아이스크림까지! 모두 최고였어!
한림공원에서 발견한, 건강이 심히 안 좋아보이는 타조와 귀여운 표지판. 한림공원은 의외로 좋았다. 넓고 한적하고, 꾸민 이의 집념이 느껴지는 덕심이 마음에 들었다. 동굴도 좋았고… 그러나 역시 동물원은 봐도 봐도 기분이 나쁘다. 좀 튼실했으면 그나마 나았을까… 타조 생각보다 엄청 괴이해서 신기한데, 털 상태나 기분이 굉장히 안 좋아 보여서 걱정이 됐다.

날 아는 자들은 정말 의외라고 생각하겠지만, 한라산 정상도 찍었음. 그러나 오늘까지도 무릎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까마귀가 정말 많더라. 한라산 꼭대기까지 가서 본 까마귀는 우악스럽기도 했지만 신성해 보이기도 했다. 일단 크기가 생각보다 커서 볼 때마다 깜짝 놀란다.
풀숲에서 풀을 뜯어 먹고 있었던 귀여운 노루. 노루 많이 봤다. 한라산 올라가는 길에도, 내려오는 길에도.

제주의 풀들은 어쩌면 이렇게 앙증맞고 친근한지 모르겠다. 정신을 차리고 사진을 돌려보니 풀 사진을 너무 많이 찍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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