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친구와 대화하다가 떠오른 단상.
예전에 나는 정직함과 솔직함이 내 정체성이라 생각했다. 마치 그것들이 나의 본질인 양 여겼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본질을 그렇게 단순하게 정의하는 건 위험한 일이었다. 상황에 따라 그것은 변할 수 있고, 또 변해야만 했다.
왜냐하면 나는 사회적 지능(?)인 배려가 중요하다고도 믿기 때문이다. 문제는 배려라는 것을 솔직함에 끼워 넣으려 하면 갑자기 복잡해지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솔직해지려 하면 배려가 걸리고, 배려하려 들면 솔직함이 흐려지는 거 같았다. 결과적으로 우유부단하게 대응하고는 했다. 너무 솔직해서 관계가 틀어질까 걱정되고, 또 어떤 때는 지나치게 배려하다 내 본심을 잃어버릴까 두려웠다. 그런 걸 고민하다 보면 말 한마디 건네는 게 어려워졌다.
이제는 모순을 인정하고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직하면서도 배려할 수 있고, 솔직하면서도 상황을 고려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을 키워야겠다고 생각한다. 이건 정말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어떤 주어진 대원칙 없이 매 순간 상황에 맞춰 판단하고 행동해야 하니까.
아직은 어설프지만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적어도 완벽한 정직함이나 무조건적인 배려같은 극단은 이제 선택지에서 제외했다. 물론 그러고 싶어 하는 결벽증적 면모도 나여서 여전히 자주 실패하고 있지만 가끔씩은 잘했다고 스스로에게 칭찬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나 자신에 대해 질문하고 고민하고 바뀌어나가고 싶다. 그 과정에서 더 많은 모순과 갈등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살아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그 혼란스러운 여정이 모여 진정한 나를 만들어낼 거라고 믿는다. …이것이 2024년 버전이다. 불안하게도 2025년 버전은 또 어떻게 달라질지 확신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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