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를 좋아한다. 정확히는 적당히 먹는 데 재능이 없다. 입 짧은 친구들은 하나 뜯으면 먹다가 물린다고 남기던데 나에겐 그딴 건 없다. 아무리 큰 용량의 과자라도 손이 온통 시즈닝으로 물들 때까지 빠르게 흡입하여 해치운다. 다행인 건 이렇게 한 달 동안은 온 세상 과자를 다 먹어치울 것처럼 살다가도(퇴근길 무조건 1일 1봉지) 시야에 과자가 보이지 않으면 갈망이 싹 사그라들어 한동안은 먹지 않게 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과자 주기는 대략 반 년에 한 번 정도 찾아오는 것 같다.
나에게 유튜브는 그런 과자와 같은 위상이다. 차이가 있다면 일부러 편의점에 들어가야 볼 수 있는 과자와는 달리 온갖 곳에서 연결해줘서 눈에 훨씬 잘 띄고 핸드폰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기까지 해서 더더욱 습관적으로 탐닉하게 된다는 점 정도일까. 물론 과자를 미워하지 않듯 유튜브를 미워하지 않는다. 다만 시작하면 끝을 볼 기세로 보지 않고 싶을 뿐이다… (과자와 마찬가지로 잘 되지 않았다.)
사실 2022년 이전에는 오만하게도 사람들이 유튜브 왜 그렇게 많이 보나 의아하게 여겼다. 찾아보면 그에 의문을 느끼고 한탄하는 포스팅도 있을 것이다. (찾아봤더니 있다.) 그러나 인생은 예측불허, 그렇기에 의미를 갖는다고 했던가… 올라온 거의 모든 영상을 시청한 채널이 많이 생기게 되었고 나는 인생 처음으로 몰려온 쓰나미 같은 오랜 유튜브 주기를 막 종료한 참이다. (그래도 출퇴근길에는 가끔 보기도 한다.)
자주 본 채널들에는 이런 게 있다. 예컨대,
2022년 전까지는 정말 몰랐다. 이 작가가 유튜브를 한다는 것 정도는 알았던 거 같지만 이토록 중독성이 엄청날 줄은… 우연히 자연스럽게 삼국지 영상으로 입문했고, 그렇게 시작하여 사이드 채널의 고전게임 플레이 영상까지 포함해 거의 모든 영상을 보게 되었다…
이 채널을 왜 계속 찾게 되는지 생각해봤는데 스낵에 비유하자면 새우깡 같은 느낌이다. 부담스럽지 않아서 안 물리는 데다가, 확실한 매력 포인트가 있다. (=찰진 비유가 곁들여진 재밌는 지식 설명, 잘생긴 얼굴 등) 물론 내 안의 불편 자아는 속삭인다. 부담스럽지 않은 이유는 그가 진짜 민감한 문제를 건드리지 않기 때문이며, 예술에 가까운 정도로 치사하게 표현상 기계적 중립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그걸 알기 때문에 속아주며 편하게 낄낄 웃을 수 있는 거라고. 하지만 뭐, 왜, 뭐. 스낵이 뭐 그렇지.
요 채널은 스낵으로 따지면 후렌치파이 정도 된다고나 할까. 겉은 바삭바삭한데 깨물면 기대도 안 한 쨈이 달콤하게 공격하는 그런 느낌이 닮았다. 멋있는데 귀여워. 쿨한데 스윗해. 그래서 한참 모든 영상을 두 번 세 번 봤던 시절이 있었는데 어느 날 이 분이 나이 공개를 하시고 갑자기 나와 열다섯 이상 나이 차이가 난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렇게 확 친근감이 떨어진 상황에서 팬카페 소통 문제가 불거지면서 조금 지긋지긋해져서 점점 안 보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애정은 있다. 열심히 살아가다 지치기도 하고 스스로와 불화하다 화해하기도 하고 세상과 불화하다 화해하기도 하는 평범하고 특별한 당신을 응원해…
요 채널은 빼빼로 정도라고 해볼까. 체형이 마르시기도 했고. 꾸준하고 단단한 사람이라 좋다. 사람들을 웃기기 위해 노력하는데 안 부끄러워지고 당당한 사람의 개그가 좋아.
2022년 이전에 그나마 유일하게 종종 보던 유튜브 채널이기도 했다. 그래도 본격적으로 빠져든 건 2022년부터라고 할 수 있지만. 앞으로도 지금까지처럼 어딘가에서 오랫동안 일상을 나눠줬으면 하는 마음이다.
디에디트 라이프 THE EDIT &
디에디트 THE EDIT
2023년에 진짜 열심히 본 채널이다. 과자로 치면 프링글스라고 하고 싶은 게, 이거 보다 보면 사고 싶은 게 자꾸 생긴다. 목마른 사람처럼…
디에디트 라이프는 디에디트의 일상 콘텐츠 채널이다. 두 채널 모두 유쾌하고 열심히 일하는 언니들이 나오고, 결국은 잡지 에디터들이라서 어떤 소비에 대한 감상이나 표현, 삶의 태도 같은 면에서 뭐라 콕 집어 말하기 어려운 친연성을 굉장히 느끼게 한다. 특히 아래 시리즈 같은 경우 참으로 공감하면서 봤고.
디에디트에서 기즈모 채널을 알게 되었는데, 이제는 디에디트보다 더 열심히 보게 된 채널이다. 과자로 치면 건빵 같다. 슴슴한데 계속 찾게 되고 가끔 별사탕 같은 킥이 있는.
이분의 별사탕 같은 개그가 진짜 내 취향 저격인데다, 내가 안 사더라도 남이 근본적인 관점에서 열심히 전문적으로 전자기기에 대해 리뷰하는 콘텐츠 자체를 좋아한다는 걸 깨달았다. (본업인 글 리뷰도 다 좋다.)
얼마 전 나에게 앤커 스피커를 사게 만든(매일 아침 매일 밤마다 매우 만족하면서 잘 쓰고 있음) 영상.
…밤이 늦었고 귀찮아져서 올라온 영상의 80% 이상 다 본 채널만 간단히 나열해본다.
영상을 자주 안 올려줘서 아쉬운 채널이다. 광고 괜찮으니까 많이 올려줬음 한다. 이 채널 보다가 진지하게 탐조하고 싶어져서 망원경 샀다. 공연 볼 때나 쓰고 있지만…
한국에서 가장 재밌는 개그맨 아닐까 생각한다. 유머코드 내 취향이고, 똑똑하다.
이런 식의 지식 교양 예능을 참 좋아한다. 왤까? 왤까? 인팁이라서?
목소리 톤과 호흡, 개그 코드 다 마음에 든다. 다소 영세한 채널이라 난생 첨으로 후원도 했다.
진정한 힐링. 치유. 고양이. 시골. 그리고 약간의 메카닉 한 스푼 (…)
내 주변 모두가 보는 최재천 교수님 채널. 예전에는 이런 메시지가 도서 베스트셀러가 됐을 텐데. 시절이 참 아쉽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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