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대한 최소 편집본

날이 좋아

날이 좋고 가을 하늘이 공활하고 죽음들은 서글프고 집에만 있긴 답답해서 자전거 타러 나왔다.

조금 속력을 내고 싶어 근처에 새로 조성된 아파트 단지를 방문해 보았다. 노고산을 끼고 지어진 이 단지는 딱 떨어지는 새삥이라선지 완전히 노고산동 전체를 왕따시키고 있는 모양새긴 했지만… 어쨌든 깨끗한 아스팔트가 고르게 잘 깔려 있어 자전거 달리기 아주 좋았음.

꼭 이름을 그랑이라고 붙여야 했을지…

좀 딴 이야기지만 이렇게 조감도에 가까운 세련된 브랜드 아파트들에 방문할 때마다 약간 불안해져서 어쩌면 내 마음 깊이 숨어있을지도 모르는 욕망을 자꾸만 확인하려 들곤 한다.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니? 혹시 어차피 못 가질 것 같아 억누르고 있는 건 아니니? ..등등 등등.

다행히 아무리 구슬러 캐내 봐도 아직까지는 기존 판단에서 별달리 변한 바 없었다. 누가 준다면 물론 받겠지만 😄 이런 예쁜 아파트에서 살기 위해 내 인생이 치러야 할 어마무시한 대가를 감내할 정도는 절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나에게 선택권이 있다면 마당 있는 단독주택이 브랜드 아파트보다 훨씬 더 로망이고, 그 로망은 꼭 서울에서 실현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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