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대한 최소 편집본

이렇게 계속할 수는 없지만

지난 9월 즈음 밤을 새서 원고를 정리해 보내고 ‘이렇게 계속할 수는 없다’ 라고 생각했음에도 간헐적으로 그런 식의 때워내기를 일삼다가 살짝 탈이 났다.

지난 화요일 새벽까지 전쟁 같은 마감을 마쳤고, 또 쓸데없이 (나 혼자만의) 전우들이 생겨 버렸고, 살짝 뿌듯한 한편 모든 심신이 최악으로 지친 상태에서 겨우 출근을 했고, 하지만 여느 때와 다름 없이 ㅇㅈㅁ가 몰염치하게 굴었는데 도저히 버티지 못하고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한번 회사에서 스트레스성 눈물을 흘려 봤더니 그걸로 아예 레버를 열어버린 건지 또 창피하게 눈물이 줄줄 흘러서 너무나도 분했다. 눈물이 나온 건 아마 무력감에 속상해서도 있겠지만, 왜 내가 이딴 인간 때문에 이렇게 고통스러워야 하지!라는 분노 때문에 더 울컥해버린 것 같다.

어쨌든 할 만큼 했다. 정말이지 런칭에 기여한 책임이 얼마나 되든 이제 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이렇게나 셔터를 내려주시니 어쩌면 고마울 법하다. 정도로 마음을 먹은 게 그날의 일. 다음날 아침 바로 사장에게 이제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완강하게 납득하지 않아 주셨고… 몇 번의 면담 끝에 당장 민망한 자리를 벗어나고자 조금 쉬면서 생각해보겠다고 했지만 실제로 여러모로 나가려던 마음이 약해진 게 사실이다. (결코 어떤 임원 분의 성가신 회유(더욱 퇴사 쪽으로 기울게 하는) 때문은 아니고)

확실히 이 회사의, 정확히는 이 업계 일의 어떤 부분은 절대 혐오스럽지만 사실은 더 해보고 싶은 게 없는 것도 아니긴 하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 회사에서 만난 몇 명의 오래된 사람들이 굉장히 보고 싶어질 거라는 점을 깨달아버렸다. 이곳을 나간다면 볼 일이 없을 사람들이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한 게, 이 회사에서 지낸 세월이 7년이다. 7년이라니,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을 합친 것보다 더 긴 세월이다. 아무 의미가 없을 수가 없다. 하지만 고작 그 로맨틱한 마음 때문에 남아 있어도 되는 걸까. ‘이렇게 계속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정도에서 만족하고 살아야 하는 걸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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