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대한 최소 편집본

몇몇 단상들

바쁘다는 핑계로 기록에 너무 소홀했다. 에버노트에 키워드만 적어둔 것들을 문장화해봄.

  • 나의 취향은 고향 없는 매너리즘의 취향이다. 나는 에너지가 없으며 도태될 것이다. (하지만 너희의 편이다.) 도태된다는 쓸쓸함을 낭만적으로 즐기지 않는 게 최소한의 저항인 것만 같다.
  • 그 누구보다 내가 가장 믿을 만하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한 말과 한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나는 계속 나를 가장 믿을 만하게 유지하고 싶다. 그렇다고 나를 좋아하는 건 아니다… (말장난 같지만 내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 데에는 이유가 있고 그 판단을 믿을 수 있다.)
  • 도대체 사람을 연결해서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별로인 사람과 별로인 사람이 만난다고 마법처럼 괜찮은 게 만들어지리라는 생각은 너무나 위시풀 띵킹~처럼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아야 하니까 희망을 도구적으로 동원해서 낙관해보기로 했다. 어쩌면 나쁜 부분을 걷어내주는 매커니즘이 있다면 플러스를 만들어내는 게 가능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일정한 높이의 무대라든가, 한정된 프레임의 스크린이라든가, 적당한 길이의 페이지라든가…
  • 특이한 느낌은 기존에 익숙한 무언가가 정립되어 있어야 느껴지는 감각이다. 보통은 기존의 것을 재치 있게 비틀어서 만들어진다. 그러니까 무언가 없던 것이 나오기 위해서는 재치가 아니라 다른 방법으로 만들어야 한다. 어쩌면 논리와 우격다짐이 필요하다. 둘 다 자신 없는 능력이다.
  • 회사 어떡해야 하지… 그만두고 싶은 이유도 많고 그만두지 않고 싶은 이유도 많아서 정리가 안 된다. 당장 하는 일을 마무리하지 않으면 정리하지 못할 걸 알지만 정신적인 정리벽 탓에 괴로운 건 어쩔 수가 없다. 자꾸 어떻게든 서론과 결론을 만드려고 하지. 사실 늘 나 혼자만의 정리인데 그게 제일 어렵다.
  • 여전히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달이 밝으면 부끄럽다. 자의식과잉 같지만 살아 있는 사람의 얼굴이 쳐다보는 것 같아서 야한 짓을 할 수가 없다…
2018년 할로윈은 이렇게 간다. 억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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