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모로 참 소란한 봄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제 어느 정도 나 자신을 어느 정도 알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이 근간부터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쌓아 왔다고 믿었던 인생의 경험치들이 너무나 보잘 것 없음을 직시하고 있고 그래서 고통스럽다. 사실 더 끔찍한 건 그 고통스러워하는 나 자신이다. 은연중에 스스로를 얼마나 대단하게 여겼기에 고통까지 느끼시는지! 나 자신을 포함해 그 누구도 위로할 가치가 없는 고통이다. 지금으로선 그 사실만이 비교적 명확하다. 한동안 이 고통의 원인과 결과를 정리하다가 환멸이 나서 포기했다. 그렇게 서사를 구성하는 자기애적인 작업이 가당찮게 느껴진다. 일단은 더 나빠지지 않기 위해 나 스스로를 강제할 최소한의 규칙을 몇 개 만들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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