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삼스럽게도 알게 되었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단지 여성으로 태어났다는 그 이유 하나 때문에 끝없이 계속될 것만 같은 깜깜한 밤을 견뎌야 했을 때가 있었을 것이다. 내가 그랬듯. 이젠 죽고 없어진 숱한 여성들이 그랬듯. 이제 한없이 외롭고 두려웠던 그 밤을, 단 하루라도, 나와 내 친구들과 미래에 올 소녀들에게 감내하라고 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비굴하지 않으면 멍청해야 했고 늘 누군가에게 자궁을 담보잡혀 있었으며 그랬기에 태생적으로 오염된 사랑을 해야 했다. 이제 그만 수천년 적립한 빚을 청산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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