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대한 최소 편집본

베토벤 중기 피아노 소나타들

베토벤이라고 하면 단연 교향곡이 유명하지만 길면 50분이나 되는 베토벤 교향곡의 매력을 이해하기에 내공도 끈기도 부족하고 게다가 오케스트라 음악을 재생하기에 만족스러운 음향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일단 피아노 소나타부터 시작해보기로 했다. 그중에서 걸작이라고 하는 베토벤 중기 피아노 소나타 먼저 들었다. 비창 소나타는 듣긴 했는데 몇 주 전에 들어서 기억이 잘 안 남.

1) 발트슈타인 소나타 https://m.bugs.co.kr/track/3851347

  • 주제들은 단순 명쾌한 반면 곡을 전개하는 디테일은 좀 구구절절하다는 느낌. 들은 게 없어서 다른 고전음악도 이런지까지 모르겠다. 그냥 고전음악 전체의 특징일지도…
  • 쉽게 쉽게 넘어가는 부분이 거의 없음. 곡 진행이 예측과 달라 당황스러웠을 때가 아주 많았다. 특히 3악장 초반은 악의적인 블랙코미디처럼 느껴지기도… 베토벤 성격 정말 나쁜 것 같다.
  • 1악장은 경쾌하고 직선적으로 시작하는데 2악장을 거쳐 3악장으로 나아갈수록 매우 복잡다단한 심리 상태를 만들어낸다.
  • 후반부로 갈수록 밝은 와중에 섬뜩함. (사이코패스가 떠올라서 진짜 소름 끼침… ㅠㅠ)
  • 벅찬 감동을 받지는 않았지만 초반에 잘 집중했는지 근 30분을 내내 홀려서 들었다.

2) 열정 소나타 https://m.bugs.co.kr/track/4107042

  • 발트슈타인과 비슷했는데 발트슈타인보다 복잡하다는 느낌이 들었음. 결말까지 가기 위한 논리적인 구조 단계가 더 복잡한 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1~3악장 전체에 통일성을 잃지 않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운명교향곡 동기가 잊을 만하면 들림. 대체 왜 이렇게 이 리듬에 집착한 거야;)
  • 발트슈타인처럼 막 듣는 사람을 무시하고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강압적인 느낌은 여전…
  • 대비를 하고 있었음에도 깜짝깜짝 놀라게 되는 부분이 많았다. 나처럼 공포영화 못 보는 사람들은 베토벤 음악 듣기 힘들 것 같다. 그래도 워낙 몰아치니까 조마조마하면서 계속 끝까지 듣게 됨.
  • 지금 감성으로도 되게 세련되었다는 탄성이 종종 나왔음. 몇몇 부분은 샘플링 해서 활용하면 좋지 않을까…
  • 전반적으로 건반이 현란하고 장중한 분위기라서 그런지 특히 3악장은 쇼팽의 피아노 연습곡 혁명을 연상하게 했다.
  • 이 곡을 듣고 처음으로 베토벤을 멋있다… 응원하고 싶다…고 생각함. 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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