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대한 최소 편집본

서울 구경

요새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좋았던 책이다. 기승전결이라는, 쉽지만 폭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구도를 피하면서도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길이 담담하면서도 명료하다. 이 명료함은 엄청난 힘이 있다. 이윽고 책을 덮고 표지를 발견한 순간 누구나 처음 책을 열 때 예상할 수 없었던 하염없는 서글픔에 잠기게 될 것이다. (물론 그 서글픔의 색은 각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무튼 한 마디로 정리될 수 없는 작품이다. 할 수는 있겠지만 너무나도 왜곡이 되어 버리는 작품이다. 차곡차곡 컷에 컷을 쌓아 ‘서울 구경’이라는 표지그림, 그러니까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풍경 하나를 창조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조금만 더 길었으면, 그래서 조금만 더 첨예하게 이야기가 들어갔다면 더 엄청났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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