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래, 다시 긴 휴가를 가면 괜히 멀리 가지 말고 잠에 들자. 나의 깜냥은 사실은 방 밖까지 나가지 않아도 좋을 정도인데. 고작 건넌방 고양이 화장실 치우는 것도 버거울 정도인데. 멍청하게 왜 적극적으로 굴었는지. 포스터가 예쁜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는데.
음 몇 년째 표지만 구경한 소설을 몇 권 읽는 것도 좋겠지. 요새 가상의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 너무 안이하게 굴었다. 서둘러 애매하게 이해해버리고 새카맣게 잊어버리는 식으로만 매사를 대처하다보니 내가 어떻게 재밌어왔는지 다시 교육해야 할 지경이다.
오늘 은행에 가 잃어버린 카드를 재발급 받으며 적금을 하나 들려다 말았다. 적금을 든다는 게 언제부터 이렇게 쑥스럽고 우스워졌을까. 존재 이유를 확실히 긍정하지도 부정하지도 못한 채 미래는 대체 왜 예비하는지. 아직도 육체는 무겁고 죽는 건 무서우며 남은 삶은 감히 괴로우리라 확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연비가 좋지 못하고 사치스러운가. 남을 그렇게 여기는 만큼 나도 이렇게나 가엾고 또 못난 생명체다.
그래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냥 난 좀 오래 쉬고 싶은 것 같다. 일한 적이 언제인가 싶지만 일하기도 전에 지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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