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로 싫어할 사람이 다시 생길 줄 알았다니 놀랍다. 작년 이후로 웬만하면 내가 힘드니까 인간을 싫어하지 말자고 생각했는데 이토록 깔끔하게 싫은 사람이 뿅 나타나다니 마치 누군가가 날 시험하는 것만 같다. 그러나 사실은 어떻게든 이걸 얼른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아깝기 때문이다! 미워하는 에너지가 너무 많이 들어서 시간이 엄청 소요되기 때문이다! 인생에 아무리 재미있는 일이 없더라도 누군가를 욕하는 걸로 쾌감을 얻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다. 우물가 커뮤니티는 지겹다. 우물가 토크는 자괴감만 남는다. 우물가에서 신나게 다른 사람을 깠던 걸로 맺어졌던 사람은 우물가 외에는 다시 볼 일이 없게 된다. 다시는 우물가 커뮤니티를 만들거나 들어가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나에게는 다행히도, 오늘 스스로 우물가를 만들 뻔 하다가 빠져나왔다.
게다가, 사실은 재미있는 일이 없지 않다. 좋은 시절이고 즐거운 일이 여럿 있다. 잡지 이야기도 진전이 있고, 일 자체도 늘 예상치 않은 일들이 덤벼오지만 아직 즐겁게 임할 만하다. 지금에야 일하고 집에 들어와 쉬기 바쁘지만 만들 것도, 쓸 것도, 만날 사람도 차곡차곡 개켜 놨다. 지금 다 할 수는 없지만 하나하나 다 잘 해내고 싶은 것들이다. 증오에 쓸 여력이 없다.
슬픈 점은 이제 일이 좀 눈과 손에 익기 시작했는데(이제야!) 근무 의욕을 떨어뜨리는 일들이 벌어지고 그게 나로서는 굉장히 부수적으로 생각되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싫어해 마지 않는 사람의 쩌렁쩌렁한 목소리라던가, 왠일로 집중해서 일하고 있는데 그가 회식하자고 한다던가, 아니면 으아… 깜짝 워크숍이라던가. 늘 갈 때마다 욕해 왔지만 이번 부천영화제도 나름대로 스케줄까지 짜서 기대하고 있던 터였다. 어쩜 이렇게 딱 겹칠 수가! 거기서 안 보면 어디서도 못 볼 것 같은 영화들인데! ㅠㅠ 휴지통 폴더에는 ‘보고싶은영화들.hwp’라는 파일이 곱게 담겨 있다. 워크숍 그날까지 복구를 꿈꾸리라…
암튼 그동안 찍은 사진! 왜 몇 없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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