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개막식 때 찍은 사진. 사진 찍고자 하는 마음이 풀죽어서 사진이 거의 없다. 개막식 진행 레드카펫 시간 조절부터 시작해서 한국말 꼬이는 안내 목소리까지 정말 모든 게 미숙했다. 피판은 벌써 18회면서 경험치가 안 쌓이나?


으어 손예진도 김우빈도 다 좋지만 무엇보다도 좋은 필름을 데려와 줘… 해가 갈수록 보고픈 상영작이 없다. ㅠㅠ
일단 체육관 안이 엄청 추웠음. 개추웠음. 사람들이 추워 하며 대거 이탈함. (추위에 몽롱해진 정신으로 봐서 그런지) 영화 자체는 괜찮았다. 쓸데없이 연출 기교 난무하고 놀래키고 혼을 쏙 빼놓고 이런 속임수가 없어서 좋았음. 쌈빡하게 마초적이고, 약간 일본 소년 만화풍의(!) 낭만적인 히어로물이었다. 사운드트랙도 적절했고, 지루하지 않을 정도의 완급조절도 좋았다. 정말, 어디서 이런 영화를 잘도 찾아내는지.

개인적인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1999년 12월 31일, 특정 심판의 날에 구원이 찾아올 것이라고 믿었던 신도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던 바로 그 날 어떤 마음이었을까? 그 날이 지나가고 어떻게 살고 있을까? 그런 종교의 선지자, 목사, 예언자 등은 대체 누구일까? 영화는 심판의 날의 풍경과 그곳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을 묘사하면서 보편적인 구원에 대한 주제를 늘어 놓는다. 잘 모르겠다. 초현실적인 구원을 바랄 만한 끔찍한 상황이 나약한 인간에게 벌어지고, 견디다 못해 구원을 갈망하게 되는데, 구원을 주는 존재들이란 게 처참하도록 아무것도 아닌 인간이라는 사실 그 모두가.

생각보다 즐거웠다. 역시 음악의 힘은 대단한듯. 스크림을 닮은 헤비메탈 악당이 엄청 웃기게 등장한 거랑 수위 아저씨 캐릭터 뒤통수 빼고는 크게 특별한 장르적 카타르시스는 없었지만… 그래도 여자 배우의 백치 섹시미가 그 와중에 압권이었음.
심야상영 두 번째 영화였고, 보다가 별로길래 그냥 잤다.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잠을 청했냐면, 줄리아가 집단 강간을 당하고 사이코 의사한테 진료를 받은 후 사이코 의사의 신도와 함께 짙은 화장을 하고 남자를 꼬시는 그 대목. 어이가 없을 거면 대차게 막나가든가. 그냥 지루하기만. 좀 자다가 깨서 그야말로 디스트로이어가 된 줄리아가 의사 놀이를 하는 건 뭐 소재 때문인지 나름 신선했는데 마지막 모두 다 파괴해버리는 부분은 되게 고민 없고 성의 없게 느껴졌다. 대충 있어 보이는 척 하면 알아서 멋진 해석을 붙여줄 거라는 기대 좀 버려라.
줄리아가 재미있었으면 볼 수도 있었을 텐데. 꾸벅꾸벅 졸던새벽 네 시 오십분에 150분짜리 영화를 시작하기에는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상태였다. GV에서 “엉덩이는 영혼의 거울”이라고 편지써 보낸 틴토 브라스 감독에 대해 동지감이 솟아올랐지만… 구해 볼 마음은 쉽게 들지 않는다.
ㅋㅋㅋㅋㅋ 세상에 좋은 괴작이 있고 나쁜 괴작이 있는데 이건 나쁜 괴작이다. 아니 왜 관광객들 잘 만들었던 감독이었는데 이런 짓을! 여러 가지 상징과 빼어난 흑백 풍광이 맥락 없이 관객을 희롱한다. 관객이 영화를 즐기지 못하고 영화를 만든 의도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은 대중 영화로서 실패한 증거라고 본다. 적어도 난 감독 개인의 도발에 말려들거나 영상 예술을 즐기러 온 것이 아니거든. 이런 거 만들 돈으로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 감독들을 후원했으면 좋겠다. 그래 내 돈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본격 궁금해지는 영화라서, 오랜만에 IMDB까지 가 봤다. 누가 “The best part is the end.” 라고 신랄하게 평해 두었다. 하하하 당신 마음이 내 마음이오…
첫 미이케 다카시 영화였다. 그리고 다시금 일본 코미디 감수성은 나와 너무 안 맞는다는 확신을 하게 됨. 너무 더럽고 심하게 자기희화적이고 현실과 동떨어진 매우 만화적 효과들이 정신을 혼미하게 해서 웃음을 억지로 만들어낸다고 생각될 정도. 그러나 영화 자체는 매끈하게 잘 빠졌다는 느낌이 들었고, 킹오파 격투게임 같은 액션도 특유의 분위기가 나서 나름 시원한 맛?이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 2인자 빠삐용 캐릭터 존멋… 야쿠자의 미학… 음. 아무리 그래도 만화로 봤음 만화로 봤지 영화로는 못 보겠다.
역시 일본 코미디 감수성은 나와 맞지 않는다고 다시 확신하게 됨. 특히 콧소리 터지는 주인공 여자 캐릭터는 정말 끔찍했음. 그래도 앞선 두더지의 노래보다는 좋았던 지점은, 남자 배우가 심각하게 잘생겼다는 것과, 아이디어가 나름 재미있었고 저예산 영화의 귀여운 맛이 느껴져서 어쨌든 미소를 짓게 했다는 점이다.


아리안느 캐릭터가 정말정말 사랑스러웠다! 캐릭터가 괜찮게 나온 로맨틱 코미디였다. 코미디 요소로 꽤 잔인한 신체 절단 장면들이 등장해서 비슷비슷한 로코류가 될 법한 이 영화에 독특한 풍취를 더해주는 장치가 돼 주었다. 풍취 이상이 되지 못한 게 좀 아쉽지만.
날 어떻게 웃길 예정인지 영화 설명만 보고 다 짐작하고 있었고 짐작에서 벗어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엄청 웃음. 페이크 다큐라 디테일이 중요한 영화였는데 디테일이 좋았다. 나오는 주인공들도 다 착하고 귀엽고 그래서 보는 내내 행복한 미소를 한가득 짓게 했다. 물론 뱀파이어답게 사람은 아주 팍팍 물어 죽인다. 그러니까 피칠갑을 한 뱀파이어 인간극장풍이랄까…
유투브에서 페이크 다큐 형식의 트레일러를 여럿 볼 수 있다.
7/22
미드나잇 애프터 20:00 (CGV소풍 3관)
-> 자타공인 이 영화제의 기대작이라 하던데? 아무튼 설정이 흥미로워서 어떻게 풀어낼지 궁금하다.
7/23
고양이 사무라이 20:00 (CGV소풍 10관)
-> 그러니까… 이건… 그냥 고양이 영화를 보고 싶었다고밖에 말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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