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이 재개봉한다는 소식을 보고, 바로 오늘 마음에 들고 싶은 사람에게 내가 좋아하는 영화 리스트를 읊지 못했던 것을 통탄하며,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영화가 아니라 애정하는 영화들을 꼽아 놓고 누가 궁금해 하면 언제라도 말해 줄 수 있게 만들어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치만 영원히 나의 베스트 영화 이런 건 선정 못 할듯. 이 모든 영화들을 좋아하는 이유가 조금씩 다 달라서 뭐가 가장 우위에 있는지 모르겠다. 소설이나 영화도 마찬가진데 이런 게 바로 무취향이랄수도 있을 것 같다. 그냥 좋아하는 게 너무 많은 걸로 해 두자.
리스트와 초개인적인 선정의 변.

연인 (1992)
베트남에 가보고 싶다. 사무치게 아름답고 풋풋한 마음들. 볼 때마다 첫사랑의 기분이 생각나 설렌다.
Shortbus (2006)
우리 존재 화이팅.
L’histoire d’Adèle H. (1975)
이자벨 아자니를 사랑하게 됐음.
그을린 사랑 (2010)
폭력적일 정도로 아름답다.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했다.
Super (2010)
이보다 더 착한 주인공이 생각나지 않는다. 비록 남의 머리를 밥먹듯이 깨부술지라도.
Melancholia (2011)
천천히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에서 고조되는 절망감이 좋았다. 확실히 M 성향이 없는 게 아냐…
Marie Antoinette (2006)
이게 대체 왜 좋은지 설명이 잘 안 되는데 배우도 좋고 호흡도 좋고 다 그냥 조화로워서 가끔씩 다시 보고 싶어진다.
Magnolia (1999)
이런 무심할법한 점묘화가 좋다. 어쩌면 이 시점이 제일 인간에게 관심이 많은 접근법일지도 모르겠다.

무산일기 (2010)
사실 이것보다 두만강이 더 좋은데… 무산일기도 힘들고 강력하고 그래서 좋다.
Amour (2012)
늙고 지쳐가는 사랑의 풍경. 직면하고 싶지 않은데 직면하게 해 줘서 좋다.
Funny Games U.S. (2007)
어쩌면 위와 비슷한 맥락인데 언제나 일정 정도는 안전한 곳에 대피해 있는 내 비겁한 마음을 우악스럽게 고정시킨다는 점이 좋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2006)
답이 안 나오고 위로도 안 되는 어떤 삶. 그래도 괜찮아.
Rosetta (1999)
이 넘치는 리얼리티. 거의 완벽한 영화다…
WALL·E (2008)
아마 지금으로서는 가장 사랑하는 애니메이션 영화.
La leggenda del pianista sull’oceano (1998)
이것도 연인과 마찬가지로 언제나 설레게 한다. OST도 큰 역할.

김씨표류기 (2008)
개인적인 이유가 좀 있긴 하지만 영화가 참 예쁘다!
Sightseers (2012)
작년의 수확! 농담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이유도 목적도 없는 소소한 반달리즘.
Sex, Lies, and Videotape (1989)
이것도 설렘을 가져오는 종류. 이 무덤덤하고 느린, 조금은 학구적인 접근이 오히려 가슴을 뛰게 만든다.
Velvet Goldmine (1998)
일단 조나단 리스마이어가 초섹시하고 노래가 좋음.
Short Cuts (1993)
매그놀리아보다 시니컬하고 조롱끼가 있지만 그래도 역시 인간 존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점묘법 효과.
The Bourne Identity (2002)
액션 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본아이덴티티. 액션 영화를 얼마 안 본 나도 이 영화의 독특성을 알 것 같았다.
더이상 못 하겠다. 어쨌든 쓰다 보니 내 스스로 맥락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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