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대한 최소 편집본

종로로 피서, 설국열차

피서하러 종로에 갔다.

우래옥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음. 오이와 배추와 소고기의 조합이 소박하게 맛있다. 그래도 다시 내 돈 주고는 안 갈 것 같네. 관광지 느낌이 싫기도 하고 같은 평양냉면계로 따지자면 을밀대 냉면이 더 훌륭하다.

여름이구나.

병목 현상…

설국열차를 보고 코코브루니까지 가서 핫초코에 요 케익 조금 먹고 왔음. 맛은 둘 다 평타. 무튼 설국열차가 온 몸에 쩔은 더위를 식혀 주었다. 휴, 사람 어는 눈발을 두 시간 내내 보는 게 피서가 아님 무엇이겠나.

설국열차는 뭐, 워낙 이런 제한된 공간 범위에서 액션이 일어나는 연출을 좋아라 해서 그것만으로도 즐거웠음. 누군가 만들어 둔 프레임에 갇혀 있기보다는 프레임 밖의 세상을 상상해 보자는 메시지도 강렬하게 전달됐고(사실 이 메시지는 참 활용도가 다양해서, 다들 갖다 붙이고 싶은 게 많을 것 같다.), 설국열차의 디테일한 설정도 좋았으나… 첫째, 메시지 전달이 이야기의 속도감을 저해할 정도로 장황하였고, 둘째, 캐릭터 끼리의 앙상블이 거의 없었으며(캐릭터는 좋은데 그 캐릭터들이 엮이면서 만들어내는 재미가 없다!), 셋째, 첫째 이유와 조금 통하는데 감독이 송강호 캐릭터의 탈을 쓰고 나타난다는 점이 아쉬웠다. 특히 세 번째, 대부분의 장애물이 송강호 캐릭터에 의해 제거된다. (설국열차 프레임을 벗어나는 것도, 게이트 문을 손쉽게 따는 것도, 주인공의 트라우마를 들어주는 역할까지…) 이건 좀 촌스럽지 않나?

무튼 그랬음. 그런데 이런 도심 속 피서가 아니라 진짜 휴가 가고 싶다. 비치웨어 입고 바다에서 참방참방 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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